시모음...

이별이란....

슬~비 2006. 2. 11. 17:46

 

     이별이란....

 

     어떤 처마 밑을 지나다가

     떨어진 고드름에 머리 다칠 때,

     지나가는 차 바퀴에 튕겨나온 돌이

     얼굴 때릴 때,

     무심코 들이킨 숭늉에 입술 데일 때,

     전혀 처음보는 사람에게 뒤통수 맞을 때,

     새로 산 양복,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

     젖어 버릴 때,

     틀린 시계 믿고 갔다가

     기차 놓칠때,

     폼 잡고 다이빙했는데

     수영복 벗겨졌을때,

     안심하고 앉았는데

     튀어나온 못에 엉덩이 찔렸을때,

     비싼 생선 사다가 맛있게 끓여놓고

     생각없이 소금 뿌렸는데

     그것이 설탕이었을 때,

     큰 맘 먹고 영화관 갔다가

     꼬부랑~ 꼬부랑~ 라~ 라~

     자막 볼려고 안경을 찾았는데

     안경이 없을 때,

     추운 겨울날

     스타일 살리려고 내의도 입지 않고

     약속장소에 나갔는데 이유없이 바람맞고

     덜덜 떨면서 집으로 돌아올 때,

     마주오는 사람 아는 체했는데

     정작 그 사람

     이상한 표정 지으며 지나쳐 갈 때,

     동전이 없어

     팔십원 남아 있는 사람 뒤에 서 있었는데

     한참동안 떠들고 나서 그냥 끊고 가버릴 때,

     무심코 친구집에 전화했는데

     "그런 사람 없습니다."

     끊고 나서 생각해 보니

     그것이 우리집이었고, 그 분이 울 엄마였을 때,

 

     그런 때 보다

     백 배, 천 배, 만 배.......

     더 당혹스러운 것이다,    이...별...이....란....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- 신진호님의 '이별이란' 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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