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별이란....
어떤 처마 밑을 지나다가
떨어진 고드름에 머리 다칠 때,
지나가는 차 바퀴에 튕겨나온 돌이
얼굴 때릴 때,
무심코 들이킨 숭늉에 입술 데일 때,
전혀 처음보는 사람에게 뒤통수 맞을 때,
새로 산 양복,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
젖어 버릴 때,
틀린 시계 믿고 갔다가
기차 놓칠때,
폼 잡고 다이빙했는데
수영복 벗겨졌을때,
안심하고 앉았는데
튀어나온 못에 엉덩이 찔렸을때,
비싼 생선 사다가 맛있게 끓여놓고
생각없이 소금 뿌렸는데
그것이 설탕이었을 때,
큰 맘 먹고 영화관 갔다가
꼬부랑~ 꼬부랑~ 라~ 라~
자막 볼려고 안경을 찾았는데
안경이 없을 때,
추운 겨울날
스타일 살리려고 내의도 입지 않고
약속장소에 나갔는데 이유없이 바람맞고
덜덜 떨면서 집으로 돌아올 때,
마주오는 사람 아는 체했는데
정작 그 사람
이상한 표정 지으며 지나쳐 갈 때,
동전이 없어
팔십원 남아 있는 사람 뒤에 서 있었는데
한참동안 떠들고 나서 그냥 끊고 가버릴 때,
무심코 친구집에 전화했는데
"그런 사람 없습니다."
끊고 나서 생각해 보니
그것이 우리집이었고, 그 분이 울 엄마였을 때,
그런 때 보다
백 배, 천 배, 만 배.......
더 당혹스러운 것이다, 이...별...이....란....
- 신진호님의 '이별이란'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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